[Type branding]전세계 생중계! LCK 리그에 사용된 폰트는 이렇게 만들어졌어요

E-스포츠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LCK 타이틀」 「서브타이틀」


게임 회사와 함께 폰트를

「LCK 타이틀」과 「LCK 서브타이틀」 폰트는 2020년 11월, 온라인 게임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와 함께 시작하여 2021년 9월에 종료된 프로젝트입니다. 국내에서는 롤(LoL)이라는 게임의 개발사로 유명한 곳인데요. 처음 문의를 받았을 때 게임 관련 기업이다 보니, 색다르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마음이 컸어요.

라이엇게임즈는 매년 정기적으로 LCK라는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데요. 이 LCK 리그가 전 세계로 생중계되기 때문에 중계 화면을 포함하여 다양한 콘텐츠에서 일관된 폰트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고, LCK의 목소리를 함께 내어 줄 만한 폰트 패밀리가 필요해졌어요. 

이미 효과적으로 사용 중이던 라틴 폰트인  「Chaney Extended」와 「Termina」는 해외 폰트 파운드리에서 제작한 라틴 폰트 였는데요. 해당 라틴 폰트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함께 사용했을 때 잘 어울리는 한글 폰트를 새롭게 만드는 것을 가장 큰 제작 목표로 삼고 프로젝트를 킥오프하게 되었어요. 

「LCK 타이틀」

「LCK 서브타이틀」



라틴과 한글의 매칭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라틴 폰트는 제작이 되어있었고, 또 클라이언트 내부에서 활발하게 사용이 되고 있었던 터라 일반적인 프로젝트와는 약간 달랐어요. 이미 사용이 되고 있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나 개선사항이 매우 뚜렷했습니다. 그래서 큰 걸림돌 없이 굉장히 수월하게 커뮤니케이션이 되었던 것 같아요. 기제작된 라틴에 맞는 한글을 새로 만들면서, 크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주로 논의했어요.


1. 한글의 너비

기존에 타이틀 및 서브타이틀 용도로 사용하고 있던 라틴 폰트는 모두 너비가 굉장히 넓은, Extended 폰트예요. 너비가 넓으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인상을 주고, 디스플레이 용도로 썼을 때 주목도 또한 높은 장점이 있어요. 다만 한글은 모아쓰기 구조의 문자이다 보니 라틴만큼 너비를 넓게 제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요. 너무 과하거나 읽기 어렵지 않을 정도로 최대한 라틴과 비슷한 너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넓은 폭을 가진 라틴 폰트 「Chaney」


2. 한글과 라틴의 크기 차이

한글과 라틴은 애초에 조합 방식부터 다르고, 형태적으로도 차이가 크다 보니 글자 간의 정렬이나 크기감도 다를 수밖에 없어요. 한글은 네모꼴 안에 중간 정도에 위치하면서 차 있는 형태라면, 라틴은 베이스라인을 기준으로 어센더(ascender) 디센더(descender) 등 가로 기준선이 큰 지표가 됩니다.

  • ascender, 라틴 글자에서 ‘b, d, h’ 등 x-height 라인보다 높게 위치한 부분

  • descender, 라틴 글자에서 ‘g, j, p’ 등 x-height 라인보다 낮게 위치한 부분

  • x-height: 라틴 글자에서 소문자 'x’의 높이

한글과 라틴의 크기와 기준선 차이

글자 기준선을 정확히 맞춘 시안 / 받친 글자에만 시각보정을 한 시안 / 한글 전체에 시각보정을 한 시안


「LCK 타이틀」과 「LCK 서브타이틀」 의 경우, 일반적으로 한글과 라틴이 가지고 있는 크기 차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습니다. 특정한 사용성을 가지고 있는, 방향이 매우 명확한 폰트이기 때문에 그 사용성에 알맞은 방법으로 제작하게 됐어요.

따라서 「LCK 타이틀」의 경우, 한글과 라틴 대문자의 물리적인 크기감을 거의 동일하게 맞췄는데요. 한글과 라틴을 섞어 쓸 일이 많은 사용 환경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CK 서브타이틀」은 타이틀 폰트보다는 약간의 시각 보정을 거쳤어요. 작게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속 공간의 차이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었거든요. 이렇듯 한글과 라틴을 계속 비교해가면서 컨셉을 잡고, 디벨롭을 해 나갔습니다.



타이틀, 서브타이틀 사용성에 따른 디자인 차이

「LCK 타이틀」과 「LCK 서브타이틀」 폰트는 사용성에 따라 타이틀과 서브타이틀, 2가지 스타일로 제작되었습니다. 타이틀은 높은 주목도를 위해 큰 사이즈로 사용될 것을 예상하고 제작했고, 서브타이틀은 그보다 작은 사이즈로 사용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어요.


1. 글자의 너비와 웨이트

「LCK 타이틀」의 경우, 큰 사이즈로 사용될 제목용 폰트이기 때문에 너비도 굉장히 넓은 편이에요. 기제작된 라틴 폰트의 너비감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했고, 웨이트 역시 가능한 한 두껍게 만들었어요. 

「LCK 서브타이틀」은 타이틀보다는 작게 쓰일 용도였고, 웨이트도 3종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일반적인 쓰임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어요. 그래서 글자 너비도 타이틀보다는 더 좁고, 웨이트도 가장 두꺼운 웨이트와 비교해 봐도 조금 얇게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어요.

「LCK 타이틀」 / 「LCK 서브타이틀 Medium」 / 「LCK 서브타이틀 Regular」


2. 글자의 캐릭터

디테일한 글자의 캐릭터를 보아도 타이틀과 서브타이틀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LCK 타이틀」의 경우, 라틴의 특정 캐릭터를 최대한 직관적으로 차용해오고 싶었어요. 특히 대문자 A나 V의 형태가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를 한글 ㅅ, ㅈ, ㅊ 등에 알맞게 반영할 수 있었어요.

이와 달리 「LCK 서브타이틀」은 라틴의 캐릭터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최대한 한글에 어울리는 방향으로 반영하고 싶었어요. 직선적인 특징이 두드러지는 라틴의 요소를 그대로 차용한 타이틀에 비해, 서브타이틀은 한글의 곡선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방향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LCK 타이틀」

「LCK 서브타이틀」



라틴 및 숫자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산돌에서 라틴과 숫자를 조금 수정하기로 했어요. 기존에도 완성도 있는 잘 만들어진 폰트였지만, LCK 리그에서 사용할 때 불편했던 점이 있었고, 이를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만 고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크게는 아래의 포인트로 수정이 진행되었습니다. 


1. Aperture의 열린 정도

가장 많이 쓰이는 라틴이 L, C, K 인데요. 특히 기존에 제작된 폰트의 C는 작게 쓰거나 해상도가 낮은 모니터에서 보았을 때 애퍼쳐(Aperture, 획 끝과 끝의 사이 공간)가 너무 닫혀있는 편이어서 자칫 대문자 O로 잘못 읽을 수 있는 여지가 있었어요. 따라서 오독의 여지를 줄이면서, LCK의 브랜드 이미지와 컨셉을 담을 수 있는 방향의 형태로 수정했어요. C를 수정하면서, 이와 비슷한 글자인 G와 S도 같은 맥락으로 함께 수정되었어요.

수정 전 라틴

수정 후 라틴


2. 숫자의 각도

숫자에서도 수정할 필요가 있었는데요. 숫자 1의 경우, 대각선으로 튀어나온 1의 머리 부분 획이 다소 길다 보니 숫자 7로 잘못 읽히는 경우가 꽤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너비감을 약간 일반적인 수준으로 조정했습니다.

또한 숫자 6과 9 역시 이슈가 있었어요. 기존의 형태에서 대각선 획의 각도가 너무 가파르다 보니, 작게 쓰였을 때 획이 만나는 중간 부분이 많이 뭉쳐서 읽기가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각도를 살짝 완화해 주는 방향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수정 전 숫자

수정 후 숫자



사용 예시

아래는 제작된 「LCK 타이틀」과 「LCK 서브타이틀」의 사용 이미지들이에요. 실제로 열렸던 이번 스프링 리그에서 잘 사용된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게임 콘텐츠 자체가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서 폰트 제작 역시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이수현
타입디자인팀 팀장
글자를 그립니다. 산돌에서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며 그려요.

Hoping to make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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